그래 그리 무심으로 돌아가더라도

도연명

떠나려거든 외로움보다,죽음보다 질겨지도록

손끝 저리도록 채워주고 가시라

입력시간 : 2019-07-20 23:51:56 , 최종수정 : 2019-07-24 11:29:03, 김태봉 기자


+그래 그리 무심으로 돌아가더라도+

 

이름 석자 짐 스럽던

닳고 닳아빠진 발자국일랑

온기 덮어 주고 가시구려

손끝 저리도록 마디마디 매듭지고 가시구려

가시 덤불 헤치고 돌아와

온 하룰 내쳐 오열하는 빗줄기

목 줄기 늘어지도록 핏기 잃건만

허옇게 백말로 부서진 가슴

맥없는 고동소린 뉘라서 듣겠나이까

 

생 가슴 찢어 휘청대는

개울가 살사리꽃 갸녀린 속 앓인

뉘라서 듣보아 품겠소이까

그 여인 내 울음 곱다시 애잔 타

그리 가더라도

죽은 자 가운데 산 자의 영혼 되어

못다 누린 행복일랑 내리내리 데웠다가

못다 쓰여진 사랑일랑 내리내리 여물다가

홀로 깨어날 임 창가에 덧칠해 주시구려

외로움보다 오래 버티도록

죽음보다 질겨지도록

손끝 저리도록 채워주고 가시구려

 

 

-도연명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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